존경하는 울산시민 여러분!
이성룡 의장님, 그리고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김두겸 시장님과 천창수 교육감님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공진혁 의원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3월 18일 울주군 온산읍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33살의 아버지, 그리고 일곱 살 첫째부터 생후 5개월 막내까지 네 명의 어린 자녀! 이 다섯 명의 가족이 싸늘하게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현장에는 유서가 남겨져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홀로 키우기 힘들다. 미안하다." 이 짧은 문장 앞에서 저는 의원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우리가 이미 관리 대상으로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막지 못한데 대하여 깊은 자책을 느꼈습니다.
이 가정은 지난해부터 복지 사각지대 발굴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2월에는 기초생활수급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담임교사는 결석이 계속되자 가정도 찾았고, 방임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과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함께 현장을 확인했지만, 학대 정황이 없다는 판단 아래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이후 담임교사가 사흘째 결석을 확인하고 집을 찾았을 땐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교육청, 경찰, 지자체. 세 기관이 모두 움직였으나 아무도 막지 못했습니다.
사실 저는 부서와의 다자녀 가구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속적으로 협의 하였고 그 결실로 올해부터 다섯 자녀 이상 가정에 대한 아이돌봄 지원 사업이 시범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향후 지원대상을 네 자녀, 세 자녀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울산시와 함께 강구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욱 당황스럽고 안타까웠습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여러분
왜 이런 비극적인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요?
고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째,
아동보호 매뉴얼이 학대와 방임의 직접적 징후를 확인하는 데 집중되어 있어,
경제적 위기나 양육 한계와 같은 복합적 위험 신호를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홀로 키우기 너무 힘들다"는 절박한 호소는, 매뉴얼 어디에도 즉각적인 개입 사유로 기록되지 않습니다.
둘째,
신청하지 않으면 지원할 수 없는 구조가 이 가정을 끝내 붙잡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기초생활수급 요건을 갖추고 있었지만, 당사자가 서류를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건강이 악화되고 정신적으로 한계에 몰린 아버지에게 서류 작성은 넘을 수 없는 벽이었을 것입니다. 공무원이 징후를 포착하고도 당사자 동의 없이는 금융정보조회, 직권신청도 할 수 없는 구조. 이것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복지 제도의 현실입니다.
이에 저는 울산시에 두 가지를 강력히 요청합니다.
첫째,
아동보호 대응 지침을 재검토해 주십시오.
결석이력, 건강보험체납, 복지신청거부, 주 양육자의 건강악화 등 이러한 신호들이 겹쳤을 때 교육청ㆍ경찰ㆍ복지관ㆍ보건소가 정보를 공유하고 통합 대응이 자동으로 가동되는 체계를 만들어 주십시오.
둘째,
다자녀 가정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주십시오.
제가 만난 다섯 자녀 가정은 집은 전쟁터라고 합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울산’이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다자녀 가정에 대한 양육 부담을 경감시키고 위기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갖춰 주십시오.
생후 5개월짜리 아이가 집 밖으로 나와 보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금 당장 책임있는 대응이 필요합니다.
절박한 마음으로 다시 한번 더 간청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