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울산시민 여러분!
이성룡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김두겸 시장님과 천창수 교육감님을 비롯한 관계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교육위원장 안대룡입니다.
저는 오늘,
울산의 학생들이 무엇을 잘못해서도 아니고,
무엇을 포기해서도 아닌데,
교육청의 결정 하나로 인생의 조건이 달라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건 성적의 문제,
태도의 문제,
노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행정의 문제입니다.
지금 울산의 학생들은 같은 제도 안에 있습니다.
같은 시험을 보고, 같은 교과과정을 따르고,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런데 결과를 가르는 조건은 같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학교에 배정됐느냐에 따라
등급이 갈리는 방식도, 경쟁의 밀도도, 점수 분포도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차이를 만든 사람은 학생이 아니라, 교육청입니다.
내신 5등급제는
같은 등급 안에서의 상대적 위치가 훨씬 더 중요해지는 방식입니다.
이 구조 안에서 가장 크게 작용하는 요소가
바로 학교 규모, 즉 학급 수와 학생 수입니다.
울산에는
1학년 학급 수가 5~6학급인 학교가 있는 반면,
10학급 이상인 학교도 있습니다.
이건 단순한 숫자의 차이가 아닙니다.
평가 조건의 차이, 곧 기회의 차이입니다.
그런데 이 구조를 누가 만들었습니까?
학생입니까? 학부모입니까? 학교입니까?
아닙니다. 바로 교육청입니다.
학급 수, 정원, 배정 권역, 학교 규모,
이 모든 것은 교육청의 권한이자 교육청이 결정을 합니다.
그리고 이 결정 하나로
어떤 아이는 더 유리한 조건에서 시작하고,
어떤 아이는 더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출발선부터 달라지는 것입니다.
더 심각한 건,
이 상황이 갑자기 생긴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내신 5등급제 전환은
이미 2022년 개정 교육과정 단계에서 방향이 제시됐고,
교육부는 2023년에 공식 시행 계획을 확정했습니다.
즉, 교육청은 이 변화가 온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학생 수 감소, 학교별 정원 변화, 학급 수의 추이
이 모든 것은 데이터로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교육청은 배정 구조를 조정하지 않았습니다.
학교 규모 격차를 그대로 둔 채 제도만 바꿨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지금 누가 감당하고 있습니까?
바로 우리 아이들입니다.
저는 이것을 ‘운영상의 문제’라고 부르지 않겠습니다.
이건 행정의 실패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법이 정한 책임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교육기본법 제4조는
모든 국민은 차별 없이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육 여건의 격차를 최소화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울산의 현실은
이 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어긋나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교육기본법이 말하는 기회균등입니까!
이것이 공교육이 지켜야 할 원칙입니까!
지금의 방식은,
특정 지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의 조건이 갈리는 방식입니다.
저는 이것을 사실상의 지역 기반 역차별이라고 봅니다.
이 상태를 그대로 두면 이 문제는 올해로 끝나지 않습니다.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같은 지역의 아이들이 같은 이유로
같은 불이익을 반복해서 겪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문제를 “검토하자”거나“논의하자”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당장 바꿔야 합니다.
배정 방식은 바뀌어야 합니다. 권역 설정은 다시 설계돼야 합니다.
지금처럼 규모가 다른 학교들을 한 권역에 묶는 방식은
불균형을 만들어냅니다. 생활권·통학권 단위로 권역을 세분화하고,
그 안에서 학교 간 학급 수를 맞춘 뒤 배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학교 규모 격차를 그대로 둔 채 제도만 바꾸는 방식은
지금 즉시 중단돼야 합니다.
이건 특혜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 조건의 문제입니다.
교육청이 해야 할 일은
관리하기 쉬운 방식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저는 교육위원장으로서 이 문제가 단순 검토로 끝나지 않도록
방향과 일정, 그리고 구체적인 조정안이 마련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습니다.
출발선이 다른 경쟁, 이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아이들의 미래는 행정의 편의보다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상으로 5분 자유발언을 마치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