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시내버스가 시민 혈세를 잡아먹는 하마로 변신하고 있다. 물론 지역마다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는 있지만 울산도 매년 적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냥 방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울산은 준공영제는 아니지만 재정지원 면에서는 별 차이는 없다고 본다. 기업경영은 시장경제원리에 의해 수익을 창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물론 시내버스의 경우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이윤 창출이 기업경영의 가치로 볼 때 울산시와 업계의 경영혁신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동안 울산시가 버스업계의 적자분에 대한 재정지원 현황을 보면 2016년 264억 원, 2017년 373억 원, 2018년 527억 원 지난해는 838억 원으로 증가하다가 올해는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승객 급감으로 사상 처음 1,000억 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버스 업계에선 전체비용의 65%가 인건비고 20%가 연료비다 보니 고정비용 85%를 뺀 나머지 15%에서 경영개선은 한계가 있다고 한다. 또 적자분에 대해 과거에는 50~60% 수준의 재정지원으로 자본잠식이 누적되어왔고 지금은 95%까지 보전해 줘도 적자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적자구조라면 인건비와 임직원 보수도 재정압박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내색은 찾아볼 수가 없다. 어떤 버스업체들의 임원 보수가 억대가 넘는 곳도 있다고 하니 가히 내실 경영은 튼튼히 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재정집행에 수많은 항목들을 만들어 넣고 최종 적자 분에 대해 손 내미는 그런 눈먼 사례는 없는지도 따져 봐야 한다. 업체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 그리고 울산시의 무분별한 배차(증차)로 매년 천문학적인 시민 혈세를 축내고 있다는 것은 재정지출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할 수 있다.
이런 적자분을 메꿀 수 있는 방법은 수익자 부담원칙에 의한 요금 인상이 답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시내버스는 공공재로서 신중한 검토와 여론 수렴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모든 언론과 정책입안자들도 간과하고 있는 것이 시내버스를 감차시키는 것에 눈을 감고 있다. 재정적자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제일 큰 항목이 감차밖에 없는데 어느 누구도 감차에 대해 입도 방긋하지 않고 있다. 운행실태를 한번 보자. 급행이든 시내버스든 구간 간 중심도로 위주로 운행이 아니고 주민 밀착형 동네 구석구석 집 앞까지 찾아다니며 운행하고 있다.
또 울산시의 교통정책이 포플리즘에 가까워 어느 지역 몇몇 주민들의 배차 요구에 경제성도 운행 효율성도 따지지 않고 배차(증차)를 하다 보니 운송원가 상승을 키워 적자 발생의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민들을 조금만 걷게 만들고 바쁘면 집에서 택시도 부를 수 있도록 생활방식을 바꾸게 만들면 얼마든지 적자 폭을 개선할 수 있다. 시민들을 상전처럼 모시다 보니 운행시간이 길어지고 장시간 운행에 따른 차량 소모와 연료 소모도 많아지는 감가상각의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적자구조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울산시의 주먹구구식 적자 보전지원과 보조금 사용의 적정성, 운송원가 산정의 적정성, 보조금 목적 외 사용 여부, 버스의 수요와 공급 비율의 적정성, 비효율적인 운행방식 등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버스회사의 임금체계와 임직원이 가족과 친인척으로 구성되어 사기업으로 전락하지 않았는지 등도 면밀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또 중요한 것은 울산의 시내버스 수송 분담률이 전국 최하위인 15.7%라 한다. 이것은 자가용 이용이 많고 불법주차가 많다는 것이고 또 공영주차장 요금이 싸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출퇴근 때만 조금 붐비고 낮에는 텅 빈 버스가 줄지어 달리고 골목마다 새마을버스가 헤집고 다녀 오히려 도로정체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수요에 따른 배차간격만 좀 조정해줘도 운행효율을 높일 수 있고 그 틈새 택시 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 울산시의 과도한 포플리즘 정책으로 적자구조를 만든 책임에는 변명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런 와중에 업계요구대로 버스준공영제실시를 한다면 한마디로 땅 짚고 헤엄치기식 방만 경영의 늪에 빠질 것이다. 무엇보다 공급과잉인 울산 시내버스를 감차시키는 것만이 적자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경영은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적자 분을 손쉬운 시민 혈세로 메꿔주다 보니 업체의 경영개선 의지가 소홀해 질 수밖에 없다. 수익자 부담원칙에 의거 버스요금 현실화로 84.3%의 비버스 이용 시민들의 눈먼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울산시는 투명하게 재정집행이 이뤄지도록 철저한 경영혁신에 힘써야 할 것이다.
○ 평소 시정발전에 협조하여 주신데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 귀하께서 문의하신 울산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답변드립니다.
- 우리시의 시내버스 노선 정책 기조는 간․지선체계로 간선가로는 시내버스, 주거지 생활도로는 지선․마을버스 중심으로 운행하고 있으며,
- 시내버스 업체 재정지원에 대한 투명성, 객관성 확보를 위해 매년 외부회계법인에 의한 버스업체 외부회계감사와 운송원가 산정 용역을 시행하고 있고, 보조금 규모 산정과 신청, 집행의 효율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시내버스 재정지원 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는 재정지원금 정산검증을 위한 용역 시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 시내버스 감차는 도시철도 도입과 같은 도시개발여건의 변화 등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시민 불편을 초래할 수 있어 시행에 어려움이 있으며,
- 버스준공영제 도입 여부는 단순히 버스업체의 경영 여건개선 만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도시개발여건 변화속에서 시민들께 편리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도입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우리 시의회에서는 본 건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겠으며, 앞으로도 귀하와 시민분들의 목소리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의정 활동을 펼쳐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