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 공론화 추진에 관한 조례안 (조성철 의원 대표 발의) 에 대한 문제점
1. 공론화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다.
제10조 : 현안 또는 정책, 이라는 표현만 있을 뿐 아무 제한이 없음. 즉, 이미 시의회가 의결한 정책, 국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사업, 실시설계 직전 사업, 국비가 확정된 사업까지 모두 공론화 대상이 될 수 있음. 오히려, 이미 법정절차를 완료한 사업은 제외한다, 같은 안전장치가 없음. 이게 가장 큰 맹점으로 보임.
2. 시장 혼자 공론화를 시작할 수 있다.
제10조 ① : 시장은 ... 위원회에 공론화를 제안할 수 있다. 반대로 시의회, 시민, 일정 수 이상의 주민은 제안권이 없음. 즉 시장이 원할 때만 공론화가 시작됨. 그가 원하지 않으면 절대 시작되지 않음. 따라서 공론화 개시 여부가 시장의 판단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임.
3. 갈등의 기준이 없다.
제1조 : 주민 갈등이 예상되는 경우, 제2조 : 사회적 갈등이 예상되거나 발생한 사항. 여기서 갈등이 뭘 의미하는지 예시되어 있지 않음. 예를 들어 시민단체 1곳 반대, 인터넷 댓글 수백 개, 특정 유튜브 채널 댓글 반대 성향, 민원 몇 건만 있어도, 갈등이 있다, 라고 주장할 수 있음. 따라서 어느 수준부터 공론화가 필요한 사회적 갈등으로 볼 것인지 판단이 시장과 위원회의 재량에 크게 좌우될 수 있음.
4. 공론화위원 구성이 시장 영향력 아래 있다.
제7조 : 위원은 시장이 위촉합니다. 공개모집이라고는 하지만 최종 결정권은 시장임. 따라서 시장 성향과 가까운 인사들로 채워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위원 구성의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가 부족함.
5. 공론화추진단도 위원회가 꾸린다.
제11조 : 공론장 설계, 참여자 선정, 홍보, 여론수렴, 권고안 작성 전부 추진단이 하게 됨. 그런데 추진단 역시 위원회가 구성함. 견제와 분리 장치가 부족하여 독립성 논란이 발생할 소지가 있음.
6. 시민대표성 확보 규정이 없다.
제11조 : 참여자를 어떻게 선정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음. 예를 들어 무작위 추출, 성별 연령 지역 직업 비율이 없음. 객관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음.
7. 숙의기간도 마음대로다.
제11조 : 운영기간은 최대 6개월만 규정되어 있을 뿐 최소기간은 규정되어 있지 않음. 충분한 정보 제공과 숙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결론이 도출될 우려가 있음.
8. 권고가 사실상 강제된다.
제12조 : 시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반영하여야 한다, 라고 되어 있음. 그런데 특별한 사유는 불법, 예산 불가 정도만 예시됨. 사실상 공론화 결과, 즉 자문기구의 권고가 정책결정에 준하는 효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음.
9. 기존 민주적 절차와 충돌한다.
이미 시의회 의결, 예타, 주민설명회, 환경영향평가, 중앙정부 협의 등을 거친 사업도 다시 공론화를 거칠 수 있음. 기존 법정 행정절차와 공론화 절차가 중복되어 행정의 효율성과 예측 가능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음.
10. 사업 지연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생긴다.
공론화 절차는 위원회 구성, 추진단 운영, 시민 모집, 숙의, 권고 등의 과정을 거치므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됨. 이에 따라 시급한 정책이나 사업도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있으며, 경우에 따라 공론화가 정책 추진을 늦추는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음.
11. 비용은 적다고 하지만 실제론 커질 수 있다.
비용추계서에는 연평균 1억 원 미만으로 추산되어 있으나, 실제 공론화 규모에 따라 시민참여수당, 전문기관 용역, 여론조사, 홍보, 장소 임차 등의 비용이 추가될 경우 예산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움.
12. 공론화 결과의 유효기간이나 동일 사안의 재공론화 제한 규정이 없음. 따라서 동일 정책이 반복적으로 공론화되면서 정책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음.
[결론]
특히 트램과 관련해서 이 조례에는, 이미 법적·행정적 절차를 완료한 사업은 공론화 대상에서 제외한다, 는 규정이 없음. 따라서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국비 확보, 기본계획 승인, 시의회 예산 의결, 주민설명회 등을 모두 마친 사업조차도 다시 공론화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음. 이렇게 되면 공론화는 갈등 해결 수단이 아니라, 이미 확정 단계에 있는 정책을 되돌리거나 지연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생김.
이 조례는 초기 정책의 사회적 합의를 위해서는 활용 가치가 있을 수 있지만, 대상 사업의 범위와 절차에 대한 제한이 지나치게 약함. 특히 이미 상당한 행정절차를 마친 사업까지 공론화 대상으로 열어두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구조적 맹점임. 이미 예비타당성조사, 국비 확보, 시의회 의결, 주민설명회 등 법적·행정적 절차를 거친 사업까지 다시 공론화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면, 기존 절차를 통해 확보한 행정적·민주적 정당성이 사실상 무력화될 우려가 있고 행정에 대한 시민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음.
이 조례안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공론화가 언제 필요한지, 보다, 공론화를 언제 하면 안 되는지, 를 전혀 규정하지 않았다는 점.
[개요]
①시장이 공론화 제안 ②시장이 위원 선정에 지대한 영향 ③추진단은 또 그 위원회가 구성 ④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시장은 권고 반영 의무 ⑤결국 시장 스스로 변경을 원한 사업을 공론화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마지못해 행정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흘러감.
전혀 민주적이지 않아 보임.